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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생처음 지갑을 잃어버리다..

by 소년마루 2020. 4. 2.

오늘은 날씨가 좋았다. 오늘은 이라고 하기엔 오늘도 가 맞겠다.

봄이 온 모양인지 매일매일 날씨가 좋다.

오늘 난 점심시간부터 친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고,

그 친구를 만나고 저녁시간부터 또 친구를 만날 약속이 있었다.

점심 약속이 끝나고 저녁 약속에 가서 술집에 갔다. 난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

친구들이 마시기에 따라갔다. 가서 첫 번째 술집에서 민증을 검사한 후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 

두 번째, 세 번째 술집까지 가서 재밌게 대화도 하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려는데..

지갑이 없는 것이다.. 갑자기 너무 당황스럽고 머리가 하얘져서

먼저 세 군데의 술집을 혼자 다시 돌아가서 확인했는데 없단다..

뭔가.. 이건 어찌해야 되나.. 싶어서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다녀봐도 없었다...

민증 검사 이후로는 술값도 한 명이 내고 폰뱅킹으로 보내주는 식이었어서

한 번도 지갑을 꺼낼일이 없었는데.. 주머니에서 떨어졌다고 생각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.

난 여태껏 지갑을 잃어버렸어도 항상 운 좋게 되찾아왔다.

그래서 한 번도 잃어버린 적은 없다고 생각했는데..

이번엔 뭔가 이상하게 리얼한 분위기와 상황이 느껴? 졌다. 그 전에는 잃어버렸지만 이상하게도

뭔가 다시 돌아올 거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을 받았는데.. 그런 게 없었다.

원래 현금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 편이라 현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 

카드 여러 장과 최근에 찍은 증명사진.. 정도가 다지만 그렇다고 지갑을 잃어버린 것이

'어차피 별거 없으니까 뭐'라고 되지는 않는 거 같다.

그 지갑을 쓰면서, 닳아가는 지갑과 나의 시간이 담겨있는 것인데,

그리고 그 안의 가게 쿠폰들도 나의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이다. 

그러기에 너무 속상했다.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얄미웠고 짜증 났다. 

마치 그 무언가가 지갑이라도 가져간 것 마냥 말이다.

어쩔 수 없이 합리화를 해야겠다. 재킷 주머니에서 나의 오두방정으로 지갑은 떨어진 것이고

그래도 핸드폰이 아닌 게 어디냐.. 이렇게 긍정적으로 말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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